힘든 것을 버티다 보면 더욱 더 단단해질 줄 알았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 부딪혀도 무난하게 이겨내며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것만 바라보며 억지로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고, 손바닥에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쥐며 버텼다. 버티고 버티던 나는 단단해지기는커녕 금이 가기 시작했고 무너져 내렸다. 조각난 내 자신을 보며 이게 정말 내가 바라던 모...
나와 만났던 사람의 흔적이나 모습이 보이면 마음이 무겁거나 울적해지곤 했다. 웃는 얼굴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을 나는 울게 만들었다는 자책감. 너라는 하얀 캔버스에 나는 낙서를 해버렸어, 아름다운 꽃인걸 알면서도 내 욕심에 너를 꺾어버렸어. 너는 그런 나를 보면서도 환하게 웃어보였는데 이제 나는 너...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꽃이라는 표현을 종종쓰곤 했다. 나도 모르게 이슬을 머금은 꽃에게 시선이 빼앗기기도 했다. 사람에 손에 닿지 않은 곳에서 환하게 피어올린 꽃은 아무에게도 꺾이지 않고서야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뽐냈다. 사람들은 그 꽃을 꺾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욕심가득한 마음으로 그 꽃을 바라봤다. 부끄럽게도 나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 난 ...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본성은 변할 수 없지만 성장은 할 수 있다고,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사람은 계기가 있다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다만 부지런한 노력이 없다면 그마저도 쉬운 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기와 함께 절박함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바뀌지 않을까. "바뀌고 싶었지만 절박함이 부족했다." 사람의 절박함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
한 곳에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레 사람들이 찾아왔다. 나와 나누는 이야기가 좋다며 언제나 나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가끔 사람들이 오지 않을 때, 나는 무슨 일이 있겠지 하며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세상 밖이 궁금해 문을 열고 밖을 나왔을 때, 나를 찾아오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간이역으로 추락한지 며칠이 지났을까. 떨어져가는 간판과 잔가시들이 올라온 나무 벤치, 페인트가 벗겨진 벽하며 온전한 것들이 하나도 없구나. 많은 기차들이 지나간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기차는 오지 않을 것 같아 나는 쓰고 있던 역무원 모자를 벗었다. 아쉽고 쓸쓸한 마음으로 역을 바라봤다. “종착역이 되기는커녕 간이역조차 유지할 수 없었구나.“ 씁쓸한 웃음과...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된다고 했던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만남이 시작되어 연락을 주고받는 일이 있곤 했다. 서로에게 호감은 아니지만 흥미를 느끼며 그 사람을 알고 싶었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새싹같이 시작된 만남은 바짝 마른 낙엽이 되어 땅으로 떨어졌고 부스러져 바람이 휘날려갔다. 마치 그 곳에 없었던 것처럼 만남은 그렇게 ...
어느 날 한번 쯤 무심결에 뒤를 돌아볼 때가 있다. 지금까지 난 어떻게 살아왔으며, 무엇이 남아있는지 하고 조금씩 계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근황을 궁금해 하고 관심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 행복한 일일까? 나와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 감정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 행복한 일일까? 아직까지도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오랜만에 입에 댄 술은 거침없이 목을 타고 넘어가다 결국 나의 정신을 앗아갔더라.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하고 마신 술이었는데 오히려 몰려오는 불안감과 부정적인 생각에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지쳐 잠들어버렸다. 제때 먹지 못한 약봉지가 서랍 구석에서 삐져나왔고 최근 들어 불안함이 조금씩 밀려오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한 해가 저...
누군가 내게 다가오는 것이 두려웠다. 잠깐 스쳐갈 사람이라면 바람처럼 지나가면 좋을 텐데.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마만큼의 마음을 주어야할지 가늠할 수 없었다. 내가 헛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닐까, 괜히 의미를 부여하며 나만 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너무 많은 마음을 줘버리면 그 사람은 부담을 ...
몸에 남은 흉터를 보면 아직까지도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그 때의 통증이 느껴지는 거 같았다. 아픈 흉터를 손으로 쓸어내리면 거짓말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통증은 멎어있었다. 지금은 느껴질리 없는 통증에 온 신경이 쓰였던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존재하지도 않는 통증에 흉터를 부여잡고 있다 보니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을 받으며 그대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요. 모두가 잠들고 풀벌레만 울고 있는 시간에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눈물 한 방울을 흘리시나요. 슬퍼 보이는 그대의 모습에 손을 내밀다 머뭇거리게 되네요. 그대가 바라는 사람은 당신을 떠나버렸는데 마음에는 남아 그대를 슬프게 하나 봐요. 당신은 눈물을 흘리며 손을 꼭 모은 채 눈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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